버섯 폐기물, 파리가 먹고 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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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재배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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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검정군대파리 유충에게 버섯 폐기물을 먹였더니 느타리버섯 폐기물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팽이버섯 폐기물은 거의 분해되지 않았다. 유충의 장내 미생물과 유전자가 먹이에 맞춰 스스로 재편된 결과였다.

연구 정보

항목내용
연구기관중국 구이저우 소재 연구기관
주 연구자Linhui Lai, Xianyi Wang, Hongmei Liu 외
발표년도2024년
발표지Scientific Reports
연구 방식사육 실험 + 장내 미생물(16S) 분석 + 전사체(RNA-seq) 분석
재료느타리버섯 폐기물, 팽이버섯 폐기물, 검정군대파리(Black Soldier Fly) 유충

실험 결과

느타리버섯·팽이버섯 폐기물 분해 실험 결과 요약 인포그래픽 - 느타리버섯 폐기물 유의한 감소, 팽이버섯은 분해 효율 낮음, Providencia 세균 증가, 유전자 발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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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산업이 커질수록 함께 늘어나는 것이 있다. 바로 '버섯 폐기물'이다. 재배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버섯 밑동과 자투리, 이른바 버섯 발(foot) 폐기물은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일부는 비료로 활용되지만, 전체적으로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특히 중국처럼 대규모 버섯 산업이 형성된 지역에서는 매년 막대한 양의 폐기물이 쏟아진다.

중국 구이저우의 연구진은 이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 폐기물을 곤충이 먹게 하면 어떨까?" 연구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4년호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Linhui Lai, Xianyi Wang, Hongmei Liu 연구팀은 검정군대파리 유충이 버섯 폐기물을 실제로 분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과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느타리는 잘 먹고, 팽이는 힘들었다

연구진은 두 가지 버섯 폐기물을 비교했다. 사람이 비교적 소화하기 쉬운 느타리버섯과,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가 어려운 팽이버섯이다.

같은 조건에서 5일간 유충에게 각각의 폐기물을 먹였다. 그 결과, 느타리버섯 폐기물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반면 팽이버섯 폐기물은 거의 줄지 않았거나 오히려 남은 양이 더 많았다. 팽이버섯은 식이섬유와 키틴 성분이 많아 소화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실험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흥미로운 점은 유충의 체중 변화였다. 느타리버섯을 먹은 유충은 체중이 크게 증가했다. 밀기울을 먹은 대조군보다도 더 많이 늘었다. 반면 팽이버섯을 먹은 유충은 오히려 체중이 감소했다. 즉, 모든 버섯 폐기물이 동일하게 활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장내 미생물, 먹이에 맞춰 재편됐다

연구의 핵심은 여기서부터다. 연구진은 유충의 장을 분리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분석했다. 총 117개의 OTU가 확인됐고, 여러 문과 속 단위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띈 것은 Providencia라는 세균이었다. 이 세균은 셀룰로오스 분해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섯 폐기물을 먹은 유충에서 이 세균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Dysgonomonas, Enterococcus, Actinomyces 등 소화 효소와 관련된 세균들의 상대적 비율도 함께 달라졌다.

통계 분석 결과, 서로 다른 먹이를 먹은 그룹 간 장내 미생물 구조 차이는 매우 뚜렷했다. 같은 먹이를 먹은 유충끼리는 비슷했고, 다른 먹이를 먹은 유충끼리는 명확히 구분됐다. 이는 유충의 장내 생태계가 먹이에 따라 빠르게 재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소화 효소 만드는 세균도 확인

연구진은 단순히 유전자 분석에 그치지 않았다. 유충 장에서 세균을 분리해 배양한 뒤, 셀룰레이스, 프로테아제, 요소분해효소, 아스파라기나아제 활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실제로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 세균이 분리됐다. 해당 균주는 **Providencia sp.**와 Proteus mirabilis로 확인됐다. 즉, 유충 장내 세균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버섯 폐기물 분해에 관여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유전자도 함께 반응했다

장내 미생물만 변한 것이 아니다. 연구진은 유충의 장 조직에서 RNA를 추출해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했다. 팽이버섯을 먹은 그룹에서는 700개가 넘는 유전자가 발현 변화를 보였고, 느타리버섯 그룹에서도 200개 이상의 유전자가 달라졌다.

특히 아미노당 및 뉴클레오타이드당 대사, 단백질 소화 및 흡수,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경로가 활성화됐다. 쉽게 말하면, 소화가 어려운 먹이를 먹었을 때 유충은 스스로 에너지 대사 관련 유전자를 더 많이 켜고, 소화 효소와 관련된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장내 미생물과 숙주 유전자의 협력적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먹이가 바뀌면 장내 미생물 구성이 바뀌고, 그에 맞춰 유전자 발현도 조절된다. 이 적응 덕분에 유충은 다양한 유기 폐기물을 소화할 수 있다.

폐기물이 단백질 사료로

검정군대파리 유충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가축 사료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버섯 폐기물을 단순히 줄이는 것을 넘어, 이를 고단백 곤충 바이오매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유충 배설물은 질소가 풍부한 유기 비료로 활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검정군대파리 유충은 버섯 산업에서 발생하는 유기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잠재적 생물학적 자원"이라고 결론지었다.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버섯 폐기물이, 곤충을 거쳐 사료와 비료로 재탄생할 수 있다면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어떤 종류의 버섯 폐기물에 적용할 수 있느냐다. 이번 연구는 그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출처

논문: Linhui Lai, Yaohang Long, Meng Luo, Xianyi Wang, Hongmei Liu. "검정군대파리 유충의 버섯 폐기물 분해 능력 및 장내 미생물·유전자 반응 연구" Scientific Report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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